POSTECH 응원가 "포항공대" 와 "승리의 포항공대" 는 응원단을 창단하면서 제작한 최초의 응원가이다. 연세대나 고려대의 웅장한 음악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, 나는 재미있고 공과대학의 특징을 포함하면서 한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곡을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.
그러나 장비도 없고 기타도 없었던 시절이라 어디서 연주용 음악을 주문 제작하는 건 불가능하였다. 미디 작업을 시도하여 보았으나 기대하던 수준 이상의 음악을 얻지 못하기를 며칠. 묘안이 떠올랐다.
당시 인기를 구사하고 있었던 남자 트리오 "컬트삼총사" 의 4.5집에 수록되어 있는 "개그콘서트" 라는 곡이 있었다. 그렇게 뜨지는 않았지만 멜로디가 상당히 재미있었고, 무엇보다도 'remove vocal' 을 적용하였을 때 녹음된 원래 보컬의 소리가 매우 효과적으로 상쇄된다는 특징이 있었다.
좌우 상쇄 방법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방식 때문에 역이용이 가능하다. 성악가의 노래를 녹음 할 때에는 오케스트라와 같이 녹음되기 때문에 분리가 어려우나, 일반적인 가수들이 녹음할 때에는 이미 완성된 반주음악에 자신의 목소리를 믹싱하게 된다. 이 때 반주음악은 이미 좌채널과 우채널이 서로 스테레오 효과를 내도록 녹음하나 가수의 목소리는 좌우채널 모두 동일하게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.
이렇게 완성된 노래를 mp3나 wav의 형식으로 샘플링을 한 후 좌우 채널을 서로 상쇄하면 특이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. 거의 동일하게 녹음된 가수의 목소리는 10% 이하로 상쇄되는 반면, 스테레오 효과를 감안하여 녹음된 반주음악은 상쇄된 스트림이 또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며 하나의 MR을 형성한다.
물론 이렇게 상쇄된 음원은 베이스나 드럼, 타악기의 성분도 같이 상쇄되는 문제가 있다. 이 때문에 오리지널 음원에서 lowpass, highpass를 거친 음원을 한번 더 mix 해 주면 꽤 들어줄만한 MR을 만들 수 있다. 단, 코러스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경우에는 얻고자 하는 MR을 얻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.
위의 Juke box를 클릭하면
'Cheero-POSTECH' 는 포항공대(원곡:중화반점)
'Cheero-POSTECH_mix' 는 포항공대 mix
'Cheero-Victorious_POSTECH(MR)' 는 승리의 포항공대 MR
'Cheero-Victorious_POSTECH' 승리의 포항공대
'Cult_Triple-Gag_Concert' 컬드삼총사의 개그콘서트 를 의미한다.
돌이켜 보니 돈도 없는 시절 별 희한한 방법으로 응원가를 만들었다.
이외에도 미디 작업을 거쳐 내 목소리로 녹음한 노래가 몇 개 더 있으나
1집 내고 2집까지 흥하는 가수가 별로 없는 것 처럼
모조리 역사의 뒷켠으로 사라졌으니 패스.
2011년 인천 송도 어딘가에서
음주 상태로 부른 중화반점을 촬영한 귀중한 자료가 도착했다(Thanks to jjonguky).
나는 이런 걸 부른 기억이 당연히 없고
몇 주 뒤에 자료를 받게 되어 여기에 실황을 올려 본다.